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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랑 에스더를 보기로 했다. 거의 6개월만이였다. 소리가 취업을 하고 4개월 만이였다. 마침 일요일에 에스더 생일이라 약속장소에 가기전 퐁포네트라는 가게에 들려 케이크를 샀다. 이제 나이를 어느정도 먹고 나서는, 냉동실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 케이크를 너무 많이 봐서일까, 케이크를 살 때 사람 수를 생각해서 사게된다. 마침 여기서는 미니 딸기 케이크를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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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홍대 앞을 지나면서 남루하고 푸르던 대학생 시절에 대해 생각했다. 임희승 작업실에 왜 이렇게 자주 갔을까. 대학교 인간관계에 마음을 못 붙였던 거 같다. 대학교에 잘 적응하던 친구들을 보고 내심 묘한 상실감을 느꼈다.
홍대는 힙한 느낌이 있다. 진한 화장, 어두운 색깔의 옷들, 시스루같은 옷재질, 여기저기 어디 나라 언어인지 모르는 외국어와 포장마차들. 오랜만에 사람 구경도 하고 아주 재밌었다. 케이크를 들고 식당에 향하는 길, 케이크에 고정 핀이 없으니 조심하라는 사장님의 말이 그리스로마신화의 저주처럼 들렸다. 손에 들린 케이크가 계속 신경쓰였다. 두 손으로 잡으면 될까?, 고정점이 하나면 진자 운동을 할테니 좌우 방향으로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문과적 상상력 괜찮으려나.. 라고 생각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에스더랑 소리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케이크를 사느라 약속시간에 늦었는데 여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밖에 앉아서 서로의 근황을 나눴다. 우리 모두 중안부가 짧고 피부가 좋기 때문에 다 동안이라느니, 오줌싸는 애기상을 닮았다고 들은 얘기, 회사 얘기, 회사 얘기, 회사 얘기 이런 얘기를 하다 시간이 되서 고기를 먹으러 갔다. 고기는 꽤 맛있었다. 국비지원 시절 가끔씩 학원사람들이랑 가던 고기창고 같은 맛이였다.
오랜만에 만나고, 그 사이에 얻은 인사이트가 많으면 인사이트들을 쏟아내려고 한다. "나 이렇게까지 생각이 성숙했어, 나 이런거 알게 되었어"와 같은 스탠스.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들은 왜 드는 걸까? 상대방이 나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공감도 안되는 추상적인 말만 늘어놓지 않기로 약속하자.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일 수도 있겠다.
쏟아놓은 인사이트들
* 통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기
* 이미지랑 감정
*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기
* 회사에서 인생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을 견뎌내는 법을 배운다.
밥은 소리가 샀다. 첫 직장에 들어간 기념이였다. 아버지가 오빠가 소리네 아버지 회사를 다니기로 결정했을 때보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아버지한테 서운하지 않겠냐고 물어봤는데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사실 잘 기억 안난다). 친구들을 만나면, 한 얘기들 보다 못한 얘기들이 더 생각이 많이난다. 같이 웃거나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거 같아. 아쉽다. 마지막은 희수님께 배운 MZ 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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