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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

240618 실수를 빠르게 고치면 실수가 아니다.

junha6316 2024. 6. 18. 10:23

 

회사 생활의 모토. 빠른 실행과 실패 그리고 피드백을 웃기게 말한 문장이다.

사실 이 문장은 예전에 많이 듣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삼국지 편에서 진행자가 한 말은 바꾼건데, 유비가 자주 패배하는 것을 보고 진행자가 "패배를 빠르게 인정하면 패배가 아니다" 라는 말이 너무 웃겨서 나름대로 여기저기 붙여서 사용 중이다.

 

나같은 사람이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예상되는 반응은 논리적으로 틀린 문장이고 무책임한 자세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사실 옳고 그른게 엄청 중요한지 모르겠다. 일상의 발화에서 모든 의미가 100% 논리적으로 참인 의미가 전달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결국 듣는 사람이 상대의 말을 어떤식으로 해석할지 결정하는 것 같다. 안좋게 보려면 한없이 안좋게 볼 수 있고 좋게 볼려면 한없이 좋게 볼 수 있다. 그러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실수를 빠르게 고치면 실수가 아니다. 이 말은 어느정도 자기 변호가 포함되어 있다. 회복 탄력성을 자신에게 암시하기 위한 수단이다. 나는 꼼꼼한 성격은 아니라서, 자주 실수 하는 편이다. 하지만 실수 할 때마다 그 일에 매몰되어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라도 자기 암시를 통해 움츠러든 마음을 펴내야한다. 무책임하다고 얘기해도 할 수 없다. 물론 실수야 안하면 최고겠지만, "제대로 된 인간은 실수를 안해" 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은 버그 덩어리야. 그럼 이 버그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건강한다. 사실 실수로 인한 움츠려든 마음은 버그로 인한 버그에 가깝긴하지만.. 

 

내 주변 사람들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지만, 실수의 잦은 정도를 전문성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전문성이 없다. 맞다. 얼마나 적게 해야 프로페셔널한 것일까? 상대방에 대한 전문성에 대해 의심하는 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시작하면 너무 머리가 아프다. 그런 사람들과 일할 때는 긴장하게 된다. 또 실수하게 된다. 실수한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지옥을 겪는다. 남들이 볼 때는 에러를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온갖 지옥들을 무한으로 맛본다. 

 

남들에 대한 엄격한 잣대는 서서히 다가오는 단두대와 같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게 되는 시점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