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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

20240601 테니스(서브, 루틴)

junha6316 2024. 6. 2. 15:07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테니스 레슨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탁구, 테니스와 같은 턴제 운동을 좋아하는데 최근에 내린 결론으로는 복잡성이 일정이상되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재미없다고 느끼는 듯 하다. 예를 들면  테니스, 탁구는 나한테 오는 공을 쳐서 넘기는 것을 상대방보다 오래하기만 하면 이기는 게임인데 축구나 농구는 개인에게 주어진 포지션이 있고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 사이에서 "추상화된 역할" (ex 방어한다. 공격한다.)를 수행해야 하는데, 상당히 주관적인 개인의 판단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한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통제 밖에 있다고 생각했다. (+ 과거의 축구, 농구 못한다고 친구들한테 욕먹었던 안좋은 기억도 한몫 톡톡히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최근에는 수업에서 서브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브는 지금까지 배웠던 다른 것들과 비교했을때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 있다. 시작 자세가 정적이기 때문에 서브의 매 단계가 높은 정확도로 실행되어야 성공적으로 서브를 마칠 수 있다. 이 글이 테니스 서브에 대한 글이 아니고 그런 글을 쓸 짬밥도 안되기 때문에 일단 이런 얘기는 차치하고 서브를 배우면서 느낀 몇가지 인사이트를 적어보겠다.

 

토스된 볼을 다시 잡지 않을  것

테니스의 왕자, 토스

토스는 서브의 단계중에서 공을 높이 던지는 자세다. 앞서 말했다시피 정적인 자세에서 시작하고 짧은 순간에 큰 동작을 해야하기 때문에 매 단계의 정확도가 아주 중요한데, 특히 토스의 중요도는 다른 자세보다 더 중요하다. 일자로 내가 치기 편한 위치에서 수직으로 공을 올려야하는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일단 수직으로 올린다는 거 자체가 어렵다. 손을 수직으로 올리지 않으면 공이 바로 포물선 운동을 해 공이 몸 뒤쪽으로 넘어가거나, 너무 앞쪽으로 가서 서브하기가 어렵다. 토스 자세가 익숙하지 않아서,  토스된 공을 몇번씩 잡고 다시 토스하고 이걸 반복하고  있으니 "준하님 웬만하면 다시 잡지 마세요" 라고 했다. 일단 상대방에 대한 매너가 아닐 뿐더러, 토스된 공을 다시 잡는 행위는 서브 폴트인데 아예 쳐보지도 않고, 공을 잡으면 아깝다고 말씀해주셨다. 갑자기 머리가 번뜩였다. 토스된 공을 잡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가 삶에 대한 은유로 느껴졌다. 이곳은 원하는 곳이 아니야라고 계속 생각한 지난날의 내가 생각났다.(사실 지금도..?)  내가 원하는 공은 살면서 몇번오지 않을테니 지금 오는 공을 최선을 다해 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루틴

다른 운동경기도 그렇겠지만 특히 테니스 선수들은 징크스에 유독 취약한것 같다. 승리를 정하는 요소가 엄청나게 불확실하고, 불확실한 요소를 제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느낌이였다. 특히 나달은 12가지 루틴이 있다고 하는데 

예전에 나달의 루틴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봤다. 아래 링크를 남겨뒀다. 단순히 미신이 아니라 경기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기 위한 루틴이라는 것이다. 꿈보다 해몽일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납득되는 이야기 였다. 

나달

어제 서브를 배우면서 루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루틴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한번 깨달았다. 서브를 시작하기전의 루틴은, 내가 서브를 수행함에 있어서 꼭 해야하는 것 or 의식적으로 생각해야하는 것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해서 실제 수행을 할때 해야하는 것들을 한번 정리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브에는 본인의 리듬이 중요한다. 공을 토스한 후 하나, 둘 세는 것 만으로도 서브 정확도가 꽤 올라간다. 근데 그냥 바로 시작하게 되면 서브에 집중해 하나, 둘 생각하는 걸 까먹거나 잘 세지 않게된다. 하루하루의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하루를 시작하기 전,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것들을 한번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방향성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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