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퇴근하고 자전거를 탔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일단 잠수교까지 가보기로했다. 페달을 열심히 굴리고 있는데, 저 뒤에서 뭔가 둘리 여자친구 같은 뒷모습이 보였다. 저런 뒷모습은 흔하지 않은데.. 뭔가 S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가려던 찰나 다시 얼굴을 보니 S가 맞았다.
S는 나랑 전혀 관계가 없었다. 서로 규영이를 몰랐다면 이 세상에서 있다는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을 그런 사람이다. 대학교 때 규영이가 서브웨이 사온다고 해서 형공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같이 근로하는 친구 S를 데리고 와서 같이 먹어서 그때 알게 되었다. 그러고 몇번이나 규영이 주도로 밥약속을 갖게되면서 그렇게 꽤 친해졌다. 아마 횟수로 따지면 얼마되지 않될 것이다.
최근에는 규영이가 여자친구가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잘 못봤는데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회사가 끝나서 저녁 먹으러 가고 있다고 했다. 만들고 있는 사칙연산 보드게임도 보여주고 규영이랑 같이 밥 먹자는 얘기하고 헤어졌는데, 안부를 묻고 다음 약속을 기약하는 잠깐의 순간이 즐거웠다.
다시 페달을 밟으면서 같이 왜 사진을 안찍었을까 생각했다. 살면서 몇번 오지 않을 기회를 희미하게 보내버렸을까 생각했다.
다음에는 꼭 찍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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