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20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는건 오랜만이였다. 학교 주변의 공용 자전거 대여소로 가 한강으로 향했다. 좁고 사람이 많은 노량진 거리를 벗어나자 여기저기 조성해놓은 도시공원이 보였다. 도시공원을 지나 한강대교에 도착했다. 매번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다리였지만 자전거를 타고 바라보는 다리의 모습은 또 달랐다. 다리와 도로사이의 사이길을 지나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한발 한발 페달을 밟을 때마다 조금씩 바람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목요일까지 내야하는 졸업논문을 절반도 쓰지 않은채 아니 오히려 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오른손을 돌려 기어를 바꾸고 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18.06.07 나이
올해로 25살. 정확히 말하자면 만 23살. 지금은 그의 스물 다섯번 째 아니 스물 세번째 해의 절반 정도가 지나가고 있었다. 어느날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외국에서 내 나이는 23살 이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동시에 한편으로는 "어차피 한국에서 살껀데.. 벌써 반 오십이네.." 그렇게 나이를 이리저리 바꿀떄마다 하늘색이 바뀌었다. 23살일 땐 밝게 25살일 땐 어둡게, 미묘하게 조금씩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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