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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일상

20230620 택시기사 아저씨

junha6316 2024. 7. 2. 08:51

 

누나가 택시를 태워줬다. 외근으로 삼성 서울 병원으로 가고 가는 길에 삼성역에서 내려준다는 것이었다. 누나는 매번 택시를 집 앞에서 잡지 않고 한참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잡는다. 오늘도 그랬다. 집주변 닭강정 가게를 향해 하얀색 택시가 보였다. 제대로 신지 않은 신발에 대충 발을 구겨넣고 달려가 택시를 탔다. 택시 아저씨는 먼저 탄 누나에게 전화 했는데 못봤냐고 물어봤다. 뭐 정신 없어서 전화를 못받았겠거니 하고 흘려들었다.

 

기사님에게 삼성역에 들러서 삼성 서울 병원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 갑자기 기사님은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감정 과잉인 상태로 무언가 전달하려고 했다. 청담대교로 가는 것과 성수대교로 가는 것에 대한 차이를 이야기하며 엄청 오래 걸릴건데 괜찮냐고 화내듯이 물어봤다. 그냥 가달라는대로 가주면 되지 그러시지?(사실 더 심한 생각도 함)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사님이 가기 싫다는 건가? 부터 시작해 그럴거면 택시기사를 했을까? 생각이 스물스물 스멀스멀 번져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1 역정은 괜찮다는 누나의 말로 어느정도 진정되는듯 했다. 진정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아저씨는 2~3 물어봤고 우리는 괜찮다고 연신 이야기했다. 어느정도 정리되고 택시가 출발했다. 시작이 그닥 좋지 않지만 회사주변 카페에 가서 먹을 크루아상을 생각하며 상황을 꾸역꾸역 넘겼다. 택시가 신호에 걸려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저씨의 2 역정이 시작되었다. 막힌다는 이야기와 함께 앞에서 버스타고 가면 안되냐고 물어보았다.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택시에서 내렸다. 삼성가는 길에 계속 막힌다느니 같은 이야기를 별로 듣고 싶지 않았고 아저씨 말대로 진짜 막히게 되었을 누나가 겪을 난처함도 싫었다. “ 그냥 지하철 타고 갈게요라고 던지듯 이야기하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이렇게 불편한 상황이 싫어 도망치듯 가는게 맞는지 고민했다. 선택에는 택시안에 남아있는 누나는 없었다

좀 더 물어보거나 생각하고 갈걸 좀 후회된다.